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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akes two

장르: 협동, 퍼즐, 3D 플랫포머, 3D 액션 어드벤처

플랫폼: PC (steam, origin), PS, XBOX

정가: 44,000원

권장 사양: Geforce GTX 960

플레이 시간: 10~15시간

추천 대상: 게임 좀 해본 커플/친구

 

개인적인 점수 (절대적 기준은 없음, 10점 만점)

그래도 숫자를 매기는 건데

점수 기준은 어딘가에 따로 정리해야겠다.

 

그래픽: 9

게임성: 9

몰입감: 10

스토리: 8

편의성: 7

 

종합: 9 (강추)

 

 

 

 

 

토요일에 몬헌 라이즈 훈장 작업을 열심히 하며 똑같은 퀘스트를 뺑뺑이 돌다가,

 

문득 이게 뭐지 싶어 잠시 쉬는 와중 형준이가 카톡방에 재밌어 보이는 게임을 가져왔다.

 

그렇게 무거워 보이지도 않으면서, 익살스러운 조작과 액션성이 재밌어 보여서

 

조금 고민하다가 바로 해보기로 했다.

 

 

사실 이 게임의 최대 단점은 무조건 2인이 필요하다는 건데,

 

일반적인 협동 게임이 혼자 해도 진행이 가능하지만, 2인이 하면 더욱 재미있는 구조라면

 

이 게임은 2인이 아니면 시작도 할 수 없다 (일단 마우스가 2개 필요한가?).

 

그러니까 형준이가 이 게임을 들고 온 이유도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굉장히 명확하다.

 

 

내가 디스코드에서 이거 해볼까...라는 말을 끝내기 무섭게 형준이가 구매를 완료하였고

 

이 게임은 둘 중 한 명만 소유하고 있어도 별도의 클라이언트를 사용한 2인 플레이가 가능하기에

 

졸지에 공짜로 게임을 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 게임을 해볼까 고민했던 이유가 굳이 하나 있다면

 

주제 자체가 부부 사이의 갈등을 봉합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든다는,

 

남자 2명이서 하기에 조금 어색할 수 있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캐와 여캐를 각각 1명씩 담당하여 플레이하게 되는데,

 

일단은 형준이가 실질적 소유주이기 때문에 먼저 고르라고 했다.

 

사실 아무래도 상관없었던 것 같은 게,

 

결국에는 형준이가 뜸을 들이는 도중 여캐를 내가 먼저 고르게 되었다.

 

 

게임은 지극히 디즈니 같은 엉뚱한 창의력으로 시작된다.

 

코디와 메이는 볼 때마다 싸움을 반복하며 이혼을 앞둔 부부이다.

 

이에 부모님이 화목해지기를 바라는 딸 로즈가 어딘가에서 주워온 마법서로 주문을 건다.

저 책, 실제로 보면 굉장히 짜증난다. 출처: 공식 사이트

주문에 걸려 찰흙, 나무 인형으로 변한 부부의 앞에 나타난 건

 

자신을 사랑 전문가라고 주장하는 잔망스러운 책 Dr. 하킴.

 

둘이 협동하여 사이좋은 관계를 회복하지 않으면 본래의 몸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그런 이야기다.

 

 

아래의 초반 플레이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런 익살스러운 주제를 따라 그래픽 또한 애니메이션 풍의 귀여운 스타일이다.

공식 게임플레이 트레일러.

플레이하면서 느낀 것은, 색감이 아주 깔끔할 뿐만 아니라 광원, 질감 표현 등이 굉장히 괜찮다는 것이다.

 

나는 스위치 게임을 즐겨 하기에 게임 그래픽에 대한 역치가 그리 높지 않은데,

 

그런 눈으로 봐도 그래픽 및 아트워크에 상당히 많은 공을 쏟은 게임인 것 같았다.

명부와 암부 표현, 그림자, 연출 등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난다. 직접 촬영.

 

 

사실 나는 게임에서 그래픽보다는 플레이 경험을 훨씬 중요시하는데,

 

그래픽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던 건 게임이 주는 즐거움이었다.

 

굳이 장르를 써놓기는 했지만 이 게임의 플레이 방식은 하나로 고정되어 있지 않고,

 

스테이지마다, 그 안의 세부 장소마다 변화한다.

갑자기 분위기 디아블로? 직접 촬영.

어떤 곳에서는 2D 횡스크롤 같은 느낌, 어떤 곳에서는 탑뷰, 종종 등장하는 미니게임 등

 

이런 플랫포머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반복에 대한 지루함을 상당히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수단이 된 것 같다.

 

각 파트가 그렇게 크지 않아 나무위키에 쓰여있듯 "수십 가지"의 게임 장르가 들어있다고 말할 정도는 안되지만,

 

우당탕 즐거운 느낌을 주기에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딱 하나의 장르로 이 게임을 정의해보라면

 

"협동 퍼즐" 이 적당할 것 같다.

 

안 그래도 요즘 방탈출을 열심히 다니는데 (최근에는 좀 뜸하지만)

 

디지털 방탈출을 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좋았다.

 

특히 퍼즐을 풀다가 막히는 상황에 연출되는 각본 없는 코미디는 이런 류 게임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준다.

여기에 더빙이 들어가 있다는 것은, "너네 어차피 여기서 한 번 막힐거잖아"라는 제작진의 의도? 이러한 해프닝이 적지 않다. 직접 촬영.

 

장르적 요소뿐만이 아니라 협동에 관련한 레벨 디자인도 상당히 괜찮다.

 

남캐와 여캐가 나뉘어 있지만 어느 한쪽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고,

 

둘이 동등한 기여를 해야지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다.

 

하나의 화면을 두 개로 나눠서 남의 플레이도 같이 볼 수 있는 형태로 만든 것도

 

(개인적으로 이 시스템은 유효 시야가 좁아져서 약간 아쉬움.)

 

한 사람의 사각을 다른 한 사람이 쉽게 커버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난이도 조정도 절묘하다.

 

사실 쌩으로 플레이할 때, 결코 쉬운 게임은 아니고 오히려 어려운 축에 속한다.

 

어지간한 몹에게는 2대 정도만 맞으면 바로 죽고, 스테이지 곳곳에 낙사를 유발하는 지형이 수두룩하다.

 

그럼에도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목숨이 무한정이고,

 

보스전 등 긴박감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둘 다 동시에 죽지 않으면 게임 오버가 되지 않는다.

 

(쉽다는 뜻은 아니다. 나랑 형준이는 그래도 나름 짬이 있는데, 적지 않은 게임 오버를 당했다.)

 

게임 오버가 되더라도 자동 저장 체크포인트가 굉장히 촘촘해서,

 

거의 항상 직전의 상황에서 다시 시작한다.

 

요즘 게임에서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난이도 조절인데,

 

적절한 긴장감을 주면서도 특정 구간에서 턱 막히지 않게 해 둔 설계가 아주 좋다.

 

게임을 전혀 해보지 않은 사람이 하기에는 확실히 난이도가 있기 때문에 영업에는 주의가 필요할 듯.

 

 

게임 중 좋았던 경험 중 또 하나는 몰입감이다.

 

우선 챕터의 개념이 모호해서, 게임 플레이가 중간에 끊긴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물론 공간적 배경이 확 바뀌거나, 중간에 컷신이 들어간다거나 해서

 

"우리 이제 대충 다음 챕터로 갈 거야"라는 뉘앙스는 풍기지만

 

그 전환이 굉장히 자연스럽고 밀도가 높아서 뭔가 중간에 놓기 힘든 애매한 상황을 유발한다.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 시작한 게 토요일-일요일 넘어가는 새벽이고,

 

정신 못 차리고 4시간을 한 뒤에 일요일에 3시간-휴식-4시간 정도 해서 클리어하였을 정도다.

 

사실 이런 느낌은 실제로 플레이해보지 않으면 느끼기 힘든데,

 

스피드감이 중요하고 늘어질수록 지루한 플랫포머 계열에 아주 잘 맞는 몰입감이었다.

 

 

스토리는 사실 조금 뻔하고 어디에나 있을만한, 그런 내용이다.

 

창의력이 많이 가미되긴 했지만 주제 자체는 결코 참신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를 전달하는 방식,

 

중간중간에 들어간 컷신의 퀄리티나 연출 등이 나름 스토리를 극적으로 만들어준다.

 

그리고 다행히 처음에 우려했던 "이혼 직전인 부부의 이야기" 라는 부분은

 

남자 두 명의 게임 몰입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거의 주지 않았다.

 

별개로 개인적으로 비슷한 주제에 조금 몰입할만한 일이 있어서 그런지,

 

플레이 도중 스스로를 약간 숙연한 기분으로 반성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참고로 12세 이용가지만 은근히 폭력적이니 이 부분도 약간 주의를.

 

만약 10세 정도의 아이를 데리고 한다면 (요즘 애들 게임 잘한다.),

 

정서상 아주 약간 안 좋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슈퍼 마리오 시리즈의 오마쥬? 직접 촬영.

 

굳이 약간 아쉬웠던 부분을 꼽자면 꼭 2인이 필요한 플레이 방식.

 

물론 나는 함께 할 사람이 있어서 괜찮았지만,

 

2인 이서 로컬로 하는 경우가 아니면 싱크/통신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실제로 전체 플레이 동안 2번 튕겼다. 별로 많이 튕긴 것은 아닌 듯 하지만.)

 

애초에 2인을 모으기 힘든 사람도 세상에는 많다.

 

중간중간에 3인칭 슈팅으로 변환되는 부분도 마우스 감도가 오락가락해서 조금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어디에서는 사용자 편의를 위한 자동 록온 기능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은 약간 튜닝이 필요할 듯)

 

추가로 위에 언급했지만 게임 중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반쪽짜리 화면을 보며 플레이하는데,

 

평소에 보던 16:9 스크린을 온전히 활용할 수 없다는 게 약간 아쉽기도 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게임이 익숙해지면 신선한 기믹이 적어지고,

 

약간 뻔한 퍼즐들이 많이 나오는 것,

 

다회차나 파고들기 요소가 전혀 없는 것 등은 어쩔 수 없는 장르의 한계인 것 같다.

 

(뜬금없지만 이런 부분에서 마리오 오디세이는 엄청나게 잘 만든 게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늘어지고 지루해지기 이전 기분 좋은 템포로 엔딩 크레딧을 볼 수 있지만.

 

 

아무튼 굉장히 잘 만든 게임을 기분 좋게 즐겼다.

 

메타크리틱 88점을 받은 이유가 충분히 납득이 간다.

 

예전에는 묵직하고 깊이 있는 게임이 좋았지만, 요즘 들어 경쾌한 템포로 "끝"을 볼 수 있는 게임이 좋다.

 

덕분에 즐거운 주말을 보냈으니 이번 주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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